괜찮아 질거라는 말이 괜찮지 않을 때
괜찮아 질거라는 말이 괜찮지 않을 때 | 진정한 위로의 법칙 2
행복으로 가는 길 | Find Happy 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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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이야기
괜찮다는 말이 때로는 상처가 될 때
만약 우리 주변에
정말 힘들고 견디기 어려운 시간을 지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우리는 이렇게 위로하곤 합니다.
“힘들겠지만 조금만 더 버티세요.
이 고비만 넘기면 다 좋아질 거예요.”
“한 번 크게 아프고 나면
그다음엔 웬만한 고통은 고통으로 느껴지지 않더라고요.
그리고 제 경험으로 볼 때
분명히 웃으며 얘기할 날이 올 거예요.”
이런 말들은 대부분의 상황에서
참 위로가 되는 말들입니다.
하지만 정말, 모든 상황에서
이런 위로가 정답일까요?
지금 너무 힘든 고통 속에 있는 사람들은
당연히 그런 희망을 붙잡고
고통을 견뎌냅니다.
그러나 제가 직접 겪으면서 알게 된 것은,
버텼다고 해서 다 좋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었습니다.
끝났다고 믿었던 끔찍한 고통은
불청객처럼 다시 찾아왔고,
심지어 예상치 못했던 새로운 고통이 더해져
그 작은 희망마저 꺾어 버릴 때,
우리는 쉽게 무너질 수 있습니다.
불청객처럼 찾아온 약물 부작용
수술 후 정말 참기 힘든 통증이 사라지길 바라며
하루하루 힘겹게 버티고 있었는데
생각지도 않은 또 다른 불청객이 찾아왔다.
바로 약물 부작용이었다.
겉으로 보기엔 별로 독해 보이지 않는 작은 알약.
그런데 이놈이 내 몸에 들어가 일으키는 부작용은
정말 어이가 없을 정도로 심각했다.
우선 난 잠을 아예 잘 수 없었다.
우울증 완치 이후 난 정말 아주 오랫동안 잠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본 적이 없었다.
침대에 누워 잠이 들면 아침까지 아주 잘 잤다.
그리고 난 아프면 더 잘 잤다.
며칠 동안 일어나지도 않고 계속 자면 몸은 회복되고 다시 정상 생활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잠이 오질 않는다.
처음엔 통증 때문에 잠을 설친다고 생각했는데 아예 잠이 오질 않는다.
머리를 비우고 심호흡을 해본다.
잠이 잘 온다는 음악을 켜 놓는다.
라벤더 아로마 향을 피워본다.
통증 때문에 난 매일 기진맥진하지만 내 몸을 학대하듯 낮에 몸을 더 피곤하게 해 보기도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해 봤지만,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일주일이 지나도
잠은 아예 오지 않았고,
수술 부위의 통증과 불면증이 더해지면서
내 면역력은 점점 약해져 가고 있었다.
의사는 대표적인 약물 부작용이라면서 수면제를 처방해 주었지만
수면제를 먹어도 잠은 들지 않았다.
통증 때문에 잠을 못 잔다고 하기에는
수술 후 2주 동안 그 모진 고통 속에서도 난 계속 잤다.
잠이 들면 아프지 않았기 때문에 무조건 더 잤다.
그리고 아주 잘 잤다.
그런데 그렇게 잘 자던 내가
갑자기 잠이 오지를 않는다.
쪽잠을 자는 것도 아니다.
아예 날밤을 새지만 그렇다고 다음 날 잠이 오는 것도 아니었다.
그렇게 잠을 못 자다 보니 고통은 24시간 고스란히 느껴야 했고
몸은 점점 더 쇠약해져 갔다…
주변의 건의와 더 깊어진 혼란
사람들이 건의를 하기 시작한다.
충격이 커서 그런 거라고,
우선 아무 생각도 하지 말라고.
나처럼 긍정적인 사람이
암 수술을 한 충격으로 잠을 못 잔다고?
난 암 진단을 받고도 하나님께 감사했다.
내 인생을 되돌아보니
얼마나 축복받은 인생이었는지,
내 인생 전체가 하나님의 은혜라고밖에는
고백할 수 없을 정도로 감사했고,
진심으로 나에게 주신 시간들이
소중하고 아름답고 감사했다.
그런데 내가 충격을 받아 잠을 못 자는 거라고?
사람들은 또 건의를 한다.
자기 전에 핸드폰을 너무 보지 마라.
자기 전에 핸드폰을 보면
수면에 방해가 된다는 정도의 상식은 나도 있다.
그리고 불면증으로 시달리는 내가
수면에 방해가 되는 것을 뻔히 알면서
잠자리에 들면서 핸드폰을 본다고?
낮잠을 자지 마라.
불면증이 뭔지 알면서 하는 건의일까?
잠을 아예 못 자는데
낮잠은 온다는 말인가?
몸을 좀 피곤하게 해 봐라.
계속해서 잠을 못 자고,
하루 종일 통증으로 시달리고,
부작용으로 시달리고,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식은땀을 한도 끝도 없이 흘린다.
매일 의사의 지시대로 간단한 운동부터,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의 가벼운 운동을 꾸준히 한다.
더 이상 어떻게 몸을 더 피곤하게 하라는 말인가?
격렬한 운동을 하라는 말인가?
따뜻한 우유를 마셔 봐라.
바나나가 도움이 된다.
심호흡을 해 봐라.
음악을 들어 봐라.
설교를 들어 봐라.
성경을 들어 봐라.
기도를 해 봐라…
물론 내가 모를 거라 생각해서
도와주려고 건의를 해 준 것이다.
하지만 그런 건의의 말을 듣는 나는 생각한다.
불면증의 원인은 나에게 있다는 말인가?
내가 뭔가를 잘못해서
잠을 자지 못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니
건의를 하는 것 아닌가?
어느 순간 내가 꼬이기 시작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사람들의 말이 더 이상 나에게는
그 어떤 위로도 도움도 되지 않았다.
사람들이 나에게 건네는 모든 위로의 말은 마치 내가 겪고 있는 이 모든 문제는
내가 뭔가를 잘못해서 그런 거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희망과 감사, 그러나 찾아온 우울
나는 생각한다.
너무나도 잘 자던 내가
어떻게 해야 잠을 잘 잘 수 있는지
누구보다 잘 안다고 생각했던 내가,
잠이 안 온다는 사람들을 비웃던 내가
그 사람들이 말하는 방법들을 사용해 보지 않았을까?
아무런 노력도 안 해 봤을까?
아주 오래전 우울증을 앓았을 때 이후로
난 불면증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본 적이 없었고,
설사 잠을 자지 못한다 하더라도
며칠이 지나면 다시 잠을 아주 잘 잤고,
어떻게 해야 잠을 잘 잘 수 있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사람들은 마치 내가 아무 노력도 안 하는 것처럼
이렇게 해 봐라, 저렇게 해 봐라 건의를 한다.
내 담당 의사는 정신과 의사를 소개해 줬고,
나는 정신과 상담을 받은 후
약물 부작용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리고 원래 처방했던 수면제의
4배가 되는 양의 수면제를 처방받았다.
한 알을 먹어서 듣지 않으면 두 알,
그것도 듣지 않으면 세 알,
최대 네 알까지 먹을 수 있다고 했다.
양을 조금씩 늘리다가
결국 네 알을 먹은 후에야 겨우 잠을 잘 수 있었다.
잠은 수면제로 해결을 했지만
또 다른 약물 부작용은 나에게 엄청난 고통으로 다가왔다.
증상이 시작되면 갑자기 속이 울렁이면서 메스껍다.
그리고 토할 것 같다가 숨이 가빠진다.
더위를 먹었을 때 증상 같기도 하고,
당이 떨어졌을 때 증상 같기도 하고,
빈혈 혹은 저혈압일 때 증상 같기도 하고…
온몸에 힘이 빠지고
서 있기 힘들어진다.
그렇게 쓰러질 것 같은 현상이 지속되다가
갑자기 식은땀이 나기 시작하고
온몸이 뜨거워진다.
증상이 끝나면
온몸에 진이 다 빠져나간 느낌이 든다.
메스꺼운 느낌을 시작으로
온몸에 식은땀이 나고,
진이 빠지면서 증상이 끝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5분에서 10분 정도.
거의 30분에 한 번씩 증상이 나타난다.
증상이 시작되었는데 식은땀이 나지 않으면
정말 최악이다.
한 달에 두 번에서 세 번 정도 증상이 시작된 후
여섯 시간 정도가 지나서야 식은땀이 나는데,
이럴 땐 너무 힘들어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고,
심호흡을 하면서 식은땀이 나기만을 기다린다.
덕분에 몸무게가 10킬로 정도 빠졌다.
입맛도 없어졌고,
지칠 대로 지친 저녁에는
먹을 것을 생각하는 것도 싫어진다.
그래도 처음에는 잘 버텼다.
사람은 희망으로 산다고 한다.
난 이 고통이 언젠가는 끝날 거란 걸 알기에 버텼다.
그리고 나보다 더 큰 고통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보면서
이 정도 고통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감사도 했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은 먼 훗날 분명
나에게 유용한 양분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내가 우울증에 걸렸었던 경험을 토대로
사람들을 도와줬던 것처럼,
이번에도 분명 그럴 거라고 생각하며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 Glory Kim
이 글은 Glory Kim의 순수 창작 에세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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